40만원대, 개인은 샀는데 외국인·기관은 왜 팔았을까
현대차 주가가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얼마 전 78만원을 넘었던 현대차가 이제 40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이 정도 조정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현대차가 망한 것도 아닌데 너무 많이 떨어진 것 아닌가?”
실제로 8월 투자자별 수급을 보면 개인들은 적극적으로 현대차를 사들였다.
그런데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의 움직임은 완전히 반대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를 합하면 -6,215억원이다.
반대로 개인은 +6,298억원을 순매수했다.
숫자가 거의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현대차를 개인이 사실상 그대로 받아낸 셈이다.
물론 외국인과 기관이 판다고 주가가 반드시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개인이 많이 샀다고 나쁜 신호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오히려 개인들이 먼저 현대차의 바닥을 잡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한 달에 6,000억원이 넘는 돈이 이렇게 정반대로 움직였다면 한 가지는 확인해봐야 한다.
외국인과 기관은 왜 현대차를 팔고 있을까?증권사들은 여전히 현대차 65만~84만원을 보고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증권사들의 전망이다.
8월 말 나온 주요 현대차 리포트의 목표주가는 현재 주가보다 상당히 높다.
| 증권사 | 목표주가 |
|---|---|
| 미래에셋증권 | 840,000원 |
| 한화투자증권 | 760,000원 |
| 대신증권 | 740,000원 |
| 하나증권 | 650,000원 |
| 평균 | 747,500원 |
4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74만7,500원이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대차를 사고 싶은 이유가 충분하다.
고점은 78만원이었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65만~84만원을 보고 있다.
그런데 현재 주가는 40만원대다.
숫자만 놓고 보면 상당히 싸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을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증권사들이 바라보는 현대차의 가치와 시장이 실제로 평가하는 현대차의 가격은 왜 이렇게 크게 벌어져 있을까?
시장이 지나치게 겁을 먹고 있거나,
반대로 증권사들의 전망에 아직 많은 기대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
현대차 8월 판매량도 좋지는 않았다
마침 발표된 8월 판매량도 좋지 않았다.
현대차의 8월 글로벌 판매는 28만8,574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41.1% 감소, 해외 판매 역시 8.5% 감소했다.
다만 이 숫자만 보고 자동차 수요 자체가 무너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 등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산이 정상화되면 일정 부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최근 현대차 주가 부진을 자동차 판매량 하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내가 더 신경 쓰는 부분은 따로 있다.
현대차 78만원에는 로봇과 AI 기대도 들어 있었다
현대차 주가가 78만원을 넘어설 때 시장이 보고 있었던 것은 자동차만이 아니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로봇
Physical AI
자율주행과 SDV
현대차를 기존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로봇과 AI까지 가진 기업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 차이는 상당히 중요하다.
자동차 회사가 받던 기존 PER에 로봇과 AI라는 성장 기대가 붙으면 시장은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줄 수 있다.
결국 당시 현대차 주가에는
자동차 본업의 가치 + 로봇·AI의 미래 가치
가 함께 들어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미래의 이익보다 기대가 훨씬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 AI 투자가 더 불편하다
최근 현대차를 보면서 로봇 사업 자체보다 미국의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더 신경 쓰인다.
이건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하루 이틀의 문제도 아니다.
지겨울 정도로 몇 달간 지속되고 있다.
빅테크들은 AI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처음에는 구조가 단순했다.
AI 투자 증가
→ GPU·HBM 수요 증가
→ 데이터센터 증가
→ AI 산업 성장
그런데 투자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시장의 질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많은 돈을 언제 회수할 수 있는데?”
빅테크의 AI 투자가 늘어나면서 잉여현금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규모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부담까지 계속되고 있다.
결국 시장의 걱정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AI 투자 확대
→ 막대한 자금 필요
→ 현금흐름 부담·차입 증가
→ 장기금리 부담
→ AI 투자 수익성 의심
이런 시장에서는 지금 당장 돈을 버는 사업보다 몇 년 뒤 큰돈을 벌 것이라는 기대를 먼저 받고 있는 기업이 훨씬 민감하게 흔들린다.
현대차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현대차를 붙잡고 있는 것은 자동차 판매량 하나가 아니라
빅테크 AI 투자에 대한 의심
미국 장기금리 부담
AI·로봇주 전체의 밸류에이션 하락
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AI와 로봇의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너무 빨리 올라왔던 기대를 실제 숫자가 따라잡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40만원대 현대차는 정말 싼 걸까
결국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78만원 → 40만원대.
고점과 비교하면 현대차 주가는 엄청나게 싸 보인다.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 74만7,500원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주식에서 고점 대비 얼마나 떨어졌는지는 기업의 적정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78만원을 만들었던 로봇과 AI 기대를 빼더라도 지금 40만원대 현대차는 싼가?”
자동차 본업만으로 현재 가격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로봇과 Physical AI가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 순간 그 가치는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현재 가격에도 여전히 상당한 로봇·AI 프리미엄이 남아 있다면 조금 더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실적이 무너지지 않더라도 시장이 주는 PER 자체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75만원과 시장의 40만원, 누가 맞을까
지금 현대차에는 재미있는 세 가지 숫자가 동시에 존재한다.
개인들은 현대차를 적극적으로 사고 있다.
증권사 4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74만7,500원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팔고 있다.
누가 맞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자동차 판매가 정상화되고 미국 장기금리가 안정되고, 다시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살아난다면 현대차 역시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아틀라스와 Physical AI가 실제 숫자로 확인되기 시작한다면 지금 개인들의 매수가 좋은 선택으로 남을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AI 투자에 대한 의심이 계속되고 높은 장기금리가 유지된다면 시장이 현대차의 로봇과 AI에 예전만큼 높은 가치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현대차를 단순히
“78만원에서 반 토막 났으니까 싸다.”
라고 접근하고 싶지는 않다.
현대차가 정말 ‘개미들의 무덤’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8월 수급만 놓고 보면 한 가지는 분명하다.
외국인과 기관이 판 현대차를 개인 투자자가 거의 그대로 받아냈다.
그래서 벌써 현대차를 두고 ‘개미들의 무덤’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하지만 아직 개인 투자자들이 틀렸다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
오히려 외국인과 기관보다 먼저 바닥을 잡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 내가 확인하고 싶은 것도 명확하다.
자동차 판매 정상화
외국인·기관 수급 변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빅테크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
로봇·Physical AI의 실제 사업 진척
결국 증권사들이 말하는 70만원대 현대차가 맞는지, 시장이 현재 평가하고 있는 40만원대 현대차에 이유가 있었는지는 앞으로 나오는 숫자가 결정할 것이다.
나는 AI와 로봇의 장기적인 방향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은 기대를 실적이 따라잡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구간이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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