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9배, 현대차 9.4배… PER이 주가를 만드는 방법

 주식을 보다 보면 PER이라는 숫자를 정말 자주 만난다.

삼성전자는 PER이 몇 배다.
현대차는 몇 배다.
어떤 종목은 PER이 낮아서 싸고, 어떤 종목은 높아서 비싸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런데 처음 주식을 시작한 사람에게는 이런 설명이 별로 와닿지 않는다.

그래서 PER이 뭔데?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이 숫자를 실제 투자에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이번 글에서는 공식을 외우기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제 증권사 목표주가를 가지고 PER이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 아주 쉽게 살펴보려고 한다.


PER 10배는 무슨 의미일까?

PER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PER = 주가 ÷ EPS(주당순이익)

하지만 처음에는 EPS도 잠시 잊어도 된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의 주가가 10만원이고 한 주당 1년에 1만원을 번다고 해보자.

그러면 PER은 10배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회사 전체를 놓고 생각해보자.

A회사의 시가총액이 1,000억원이라고 가정한다.

회사가 1년에 100억원을 번다면 PER 10배다.

200억원을 번다면 PER 5배, 500억원을 번다면 PER 2배가 된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PER 10배라는 것은 현재와 같은 이익을 10년 벌었을 때 현재 시가총액과 같은 금액이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시가총액이 똑같은 회사라면 돈을 많이 벌수록 PER은 낮아진다.

여기까지만 알아도 PER의 기본적인 의미는 이해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PER을 알면 증권사 목표주가가 조금씩 보인다

증권사 리포트를 보다 보면 이런 계산을 발견할 수 있다.

예상 EPS 8,000원 × 목표 PER 20배 = 목표주가 160,000원

복잡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간단하다.

증권사가 앞으로 이 회사가 한 주당 8,000원을 벌 것으로 예상하고, 여기에 PER 20배의 가치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목표주가는 16만원이 되는 것이다.

결국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생각하는 과정에는 크게 두 가지 질문이 들어간다.

앞으로 얼마나 벌 것인가?

그리고

그 이익에 시장이 몇 배의 가격을 인정해줄 것인가?

실제 종목으로 계산해보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PER로 바꿔보면

최근 한 달 내 삼성전자 리포트 가운데 목표주가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증권사삼성전자 목표주가
미래에셋증권370,000원
현대차증권440,000원
교보증권500,000원

증권사마다 예상하는 EPS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이번 글의 목적은 PER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 증권사의 예상 EPS를 평균 내 52,000원으로 단순화해 계산해보자.

구분주가·목표주가EPS 52,000원 기준 PER
8월 28일 주가256,500원4.9배
미래에셋증권370,000원7.1배
현대차증권440,000원8.5배
교보증권500,000원9.6배

여기서 PER이 실제 주가와 연결되기 시작한다.

같은 EPS 52,000원을 사용했는데도 PER을 몇 배 적용하느냐에 따라 37만원, 44만원, 50만원이라는 전혀 다른 가격이 나온다.

최근 증권사들이 AI 산업 성장, 메모리 수급, 반도체 사이클의 변화 등을 이유로 삼성전자가 과거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는 것도 이런 목표주가에 영향을 준다.

※ 위 계산은 PER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각 증권사의 EPS를 평균 내 단순화한 것으로, 실제 증권사의 목표주가 산정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이번에는 현대차를 계산해보자

현대차도 같은 방법으로 보면 재미있다.

최근 리포트 가운데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증권사현대차 목표주가
대신증권740,000원
한화투자증권760,000원
미래에셋증권840,000원

이번에도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예상 EPS를 평균 낸 42,600원을 동일하게 적용해보자.

구분주가·목표주가EPS 42,600원 기준 PER
8월 28일 주가398,500원9.4배
대신증권740,000원17.4배
한화투자증권760,000원17.8배
미래에셋증권840,000원19.7배

현재 주가는 약 PER 9.4배인데 목표주가를 같은 EPS로 환산하면 17~20배 수준까지 올라간다.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왜 삼성전자는 10배 아래인데 현대차에는 20배 가까운 PER을 적용할 수 있을까?




회사마다 PER이 다른 이유

PER에는 모든 회사에 똑같이 적용되는 정답이 없다.

시장이 해당 회사의 업종, 성장성, 이익의 지속 가능성, 앞으로의 산업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PER이 달라진다.

반도체 기업은 오랫동안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으로 평가받아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기업의 이익이 크게 늘어도 시장이 앞으로 이익 감소를 예상한다면 높은 PER을 쉽게 주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이 해당 산업의 성장이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면 같은 이익에도 더 높은 PER을 줄 수 있다.

현대차가 흥미로운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를 단순히 기존 완성차 회사로만 평가할 것인지, 아니면 로보틱스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성장 가능성까지 함께 평가할 것인지에 따라 시장이 인정하는 밸류에이션도 달라질 수 있다.

결국 회사가 버는 돈만큼이나 그 돈에 시장이 몇 배의 가격을 붙여주느냐가 중요하다.





PER은 숫자보다 ‘왜’를 보는 지표다

PER을 처음 보면 공식부터 외우게 된다.

하지만 실제 투자에서는 공식보다 이 질문이 더 중요하다.

“왜 이 회사는 이 정도 PER을 받고 있을까?”

주가는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때 오른다.

하지만 이익이 그대로여도 시장이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 PER 자체가 높아지는 리레이팅(Re-rating)이 나타나면 주가는 상승할 수 있다.

반대로 이익이 늘어나더라도 시장이 미래를 좋지 않게 본다면 PER이 낮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PER 5배니까 무조건 싸고, PER 20배니까 무조건 비싸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현재 이익에 시장이 몇 배의 가격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그 배수가 달라질 이유가 있는지를 보는 것.

나는 이게 PER을 실제 주식투자에서 사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글에서는 이번 글에서 일부러 자세히 다루지 않았던 EPS가 무엇인지, 그리고 EPS와 PER을 가지고 목표주가를 직접 계산하는 방법을 이어서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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